난 내인생이 끝난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순간 나는 노래를 부르 있었다.
2007. 04. 12
출연 나카타미 미키(마츠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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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의 '깊은 슬픔'을 읽고 우유부단한 여주인공이 나오는 소설이나 여류작가의 소설은 절대 읽지 않기로 했었다. 감독은 원작소설을 읽고 너무 불행한 마츠코에 웃음이 나왔고 그녀와 마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래서 소설의 깊이만을 따른체 조금 경쾌한 뮤지컬 영화로 만들었다고 한다.
늦은 밤 특이한 제목에 이끌려 스쳐간다는 것이 결국 끝까지 보게 되었다. 특이한 화면구성, 처절하지만 발랄한 진행까지 쏙 마음에 들었다. 다소 충격적인 그녀의 삶을 따라가다보면 으례 기대하는 익숙한 앤딩은 없다. 과격하리만치 거리가 있다.
그녀의 일생이 누군가에게 '신'의 존재로 남는다면 그게 조금의 보상은 되지 않을까? 우리는 그어떤 누구에게도 그런 존재감을 갖을 수는 없을테니까. 마츠코는 그래서 다시 일어서고 역시 쓰러진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먹먹함이 가슴을 짓누르고 다시 사지를 찌르는 고통에 헛웃음이 나온다. 마츠코는 노래를 부른다.
"비는 정말 싫어 . 나쁜기억만 생기니까"
그도 그럴것이 마츠코의 일생이라는 것이 경쾌함과 발랄함마저 없었다면 우리는 그녀를 혹은 류가 그녀를 찾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속는다. 그럴것을 알면서도 이용당하고 버림받고 다시 일어서고 다시 넘어진다. 계속해서 넘어진다. 다리를 절룩이며 다시 시작하겠다고 나선 강가에 시체로 나뒹구는 순간까지 넘어지고 또 넘어진다.
나는 신은 모른다. 생각해 본 적도 없다.
하지만, 만약 이 세상에 신이 있고 그 신이 "마츠코" 고모처럼
사람을 즐겁게 하고, 사람을 기운나게 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하지만... 자신은 언제나 엉망으로 상처입어 고독하고
패션도 엉망이고...엄청나게 냄새나는 사람이라면
나는 그 신을 믿어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는 '행복'이 우리가 아는 '기쁨'이 마츠코의 일생처럼 길고 긴 쓰라림 속에 스쳐가는 것이라면 우리는 마츠코처럼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그래서 마츠코의 사랑은 '신'의 것이다.
감히 따라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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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지리 마츠코의 일생
1947년 카와지리가의 장녀로 후쿠오카에서 출생.
1956년 7세,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밝고 명랑한 유년시절을 보내다. 1972년 23세, 담임을 맡고 있던 학급에서 절도사건 발생,
교직에서 해고당하다. 작가지망생 야메가와와 동거생활을
시작, 폭력에 시달린다. 야메가와 철도에 뛰어들어 자살.
1973년 24세, 오카노와 불륜. 아내에게 들켜 버림받다.
1974년 25세, 나카죠의 창녀가 되어, 가게의 톱이 되다.
1975년 26세, 동거남 오노데라에게 배신당한 분노로 살해 자살미수.
도쿄로 상경하여 만난 이발사 시마즈와 동거중 체포.
8년형을 언도받고 형무소행.
1984년 36세, 야쿠자가 된 제자 류와 재회, 동거 시작.
류가 체포당해 형무소행.
1989년 40세, 출소한 류와 재회하나 류, 다시 체포되어 형무소행.
마츠코 잠적.
2002년 53세, 아라가와 강변에서 사체로 발견.